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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제작론

영상제작, 편집 이론2

by 파토리 202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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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을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는 영상의 목적을 눈에 보이는 객관적 사실 그대로를 보여 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의 영상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제작자의 의도야 어떻든 제작자의 주관적인 선택과 결정이 곳곳에 개입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상은 연극과는 달리 카메라 앵글이라는 과정을 통해 같은 장면도 선택적으로 잘리고, 편집을 통해 필요한 부분만이 선택되어 배열됩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시청자 역시 선택을 통해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 사실이 있는 그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같은 형태로 전달된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객관적 사실 전달이 목표인 뉴스와 같은 사실 기록을 하는 프로그램조차도 카메라 앵글과 배열에 따라 사건이 더 크거나 작게 보일 수 있습니다.

결국 프로그램은 제작자나 시청자의 끊임없는 선택과 결정의 과정 속에 놓여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선택과 결정이라는 속성 속에 제작자가 프로그램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사실 자체의 전달보다는 사실에 대한 해석과 느낌을 설득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될 것이며, 또한 그 프로그램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기대 효과를 실제 효과로 만드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프로그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되는 것은 프로그램이 지니는 '설득적 힘'이 될 것이며, 편집 역시 이러한 목적을 구체화시키는 일종의 설득적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좋은 편집을 위해서는 치밀한 계산 속에 무엇을 전달할 것이며, 어떤 기술로 관심을 끌 수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합니다.

 

 특히, 편집이 설득적인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숏과 정보를 선택하고 배열하는 데는 미학적인 판단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기준이 몇 가지 있습니다.

 

무엇을 보게 할 것인가?

 편집에서 단순히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상에 설득적인 힘이 붙으려면 보다 적극적인 입장에서 '무엇을 보에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고려점이 될 수 있습니다.

시청자는 보여준다고 해서 제작자가 의도한 대로 다 보고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시청자가 꼭 봐야만 하는 것을 제작자의 의도에 부합되도록 보게 만드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보지 못하게 할 것인가?

 '무엇을 보게 할 것인가?'하는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무엇을 보지 못하게 할 것인가?'입니다.

주제와 의도에 부합되지 않은 부분은 보게 함으로써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보기 원하며, 무엇을 봐야만 하는가?

 시청자가 영상을 통해 무엇을 보기 원하며(want), 무엇을 봐야만 하는가(need)에 대한 고려는 시청자와 제작자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전제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영상을 통해서 시청자가 반드시 볼 필요가 있는 의미 있는 정보일지라도 시청자가 보기를 원치 않는 형태로 전달된다면 결국 기대 효과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반대로 시청자가 보기를 원하는 형태로 전달되더라도 볼 필요가 없는(의미 있는 정보가 부재한) 것이라면 그 역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청자가 원하는 요소와 필요로 하는 요소 간에는 적절한 조화가 필요합니다.

보다 훌륭한 제작자라면 시청자에게 필요한 요소를 보고 싶도록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런 노력은 내용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각각의 숏을 보고 싶도록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청자는 상투적인 숏보다는 스스로 예상을 깰 수 있는 신선한 숏을 선호합니다.

 

언제 보여 줄 것인가?

 특정한 정보를 담은 숏을 보여 주는 시기 역시 전체 구성 속에서 잘 계산되어야 합니다.

보여 주는 시점을 잘못 맞추면 훌륭한 컷도 의미를 상실하거나 혹은 전체 흐름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든 어머니들이 초등학교 과정을 늦게나마 배워 졸업하는 졸업식장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상상해 봅시다.

일반적인 초등학교 졸업식장과 다르게 벅찬 울음을 터뜨리는 어머니들도 있고, 자녀들은 교실 밖에 서 있고 대신 가슴에 꽃을 단 어머니들이 교실에 앉아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 만학의 졸업식을 감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처럼 보이는 이 분들이 바로 초등학교 과정의 졸업생'이라는 사실을 언제 공개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 정보를 담은 숏을 번제 보여주고 뒤에 세부적인 졸업식장 분위기를 담은 컷을 배열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보통 초등학교 졸업식과는 다른 듯한, 이유 모를 묘한 분위기의 졸업식장을 몇 컷 배열하여 호기심을 유도한 후, 그 사연을 알리는 숏을 뒤에 배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가능한 편집이지만, 후자의 편집 배열이 전자보다 훨씬 호기심과 감동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언제 보여줄까에 대한 계산은 편집의 장점을 강화시킵니다.

때문에 특정 정보를 담은 숏을 언제 어느 곳에 배열하여 시청자가 보게 할 것인가 하는 판단과 계산은 좋은 편집의 필수 조건이 됩니다.

 

제작자의 관점

 시청자의 관심과 감동을 얻기 위해서는 외형적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작자의 관점 혹은 시각입니다.

단조롭고 평범한 일상도 보는 관점에 따라 그 의미와 중요성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은 단순히 사실(fact)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자의 관점을 토대로 재구성하여 전달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큐멘터리가 '기록 영화' 혹은 '뉴스'와 다른 점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차이는 사실에 대한 제작자의 관점이 다큐멘터리 안에는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즉, 다큐멘터리에서 제작자의 관점이 빠지면 단순 기록 영화 혹은 뉴스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제작자의 독창적이며 건강한 관점이 전제될 때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편집 테크닉도 빛날 수 있으며, 설득적인 힘이 실린 좋은 영상도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도 편집 이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편집의 기본 요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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