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에 이어서 디지털 VFX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중에서도 디지털 영상합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디지털 영상합성
영상합성(Compositing)이란 움직이는 영상이나 고정된 영상 이미지에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적용하거나 두 개 이상의 이미지를 합성 편집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과거의 필름 관학 기반(Optical Process)의 합성 개념에서는 두 필름을 광학적인 방법과 장치를 통해 합성했지만, 현재는 디지털 개념이 적용됨으로써 필름을 디지털화시킨 특정한 영상 포맷을 활용한 컴퓨터합성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영화 <킹콩> (2005) 속의 킹콩처럼 완전히 CG로만 만들어진 디지털 캐릭터 또는 디지털 배우로부터, 실사 주인공의 액션 연기를 대신하는 디지털 스턴트맨, 가상공간, 가상의 물체들이 실사 영상과 합성되어 모두 영화 속 현실의 일부로 시각화됩니다.
많은 인원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거대한 세트장도 매트페인팅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치할 수 있고, 수많은 군중들을 필요로 하는 장면도 블루스크린에서 촬영된 소수의 인원을 복제하는 방식과 디지털 액터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험한 액션 장면은 CG 기술과 매치 무빙을 통해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외국 영화 <간디> (1982)에서는 실제로 30만 명의 군중이 동원되었던 데 비해 <태극기 휘날리며> (2003)에서는 10만 명이 나오는 중공군 장면을 찍기 위해 동원된 엑스트라는 불과 200~300명이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VFX를 통한 영상합성기술의 발전은 가상의 세계를 실재의 현실감으로 표현 가능한 지점으로까지 이끌고 있습니다.
영화와 방송에서 많이 사용하는 디지털 영상 합성 관련 기본 기술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상 스튜디오와 매트 처리 기술
가상 스튜디오(Virtual Studio)란 실제 세트의 실사 화면에 CG기술로 만들어 낸 가상의 세트를 합성하여 3차원의 영상 화면을 재현해 내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 출연자가 아무 것도 없는 크로마판 앞에서 전후, 좌우 이동을 하면 CG로 만들어진 가상의 세트와 조합되어 시청자에게는 마치 실제 세트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가상 스튜디오 내부는 녹색 또는 청색으로 채워져 있는데, 이는 배경과 인물의 경계면을 쉽게 구분하여 크로마키 작업을 통한 매트(Matte) 처리를 쉽게 하기 위함입니다.
매트 처리 기술을 통해 영상 합성에 필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하여 키 시그널(Key signal)을 만들고, 이를 기준으로 두 개의 영상을 합성 처리합니다.
키 시그널은 키 소스(Key source)라고도 하는데, 비디오를 깨끗하게 처리하기 위한 흑백 신호로 비디오 채널과는 다르게 분리되어 있는 신호입니다.
가상 스튜디오와 매트 처리 기술을 이용한 TV 프로그램의 합성 기법은 일기 예보, 선거 방송, 역사 스페셜 등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가상의 세트는 제작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그대로 구현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적은 비용과 시간만으로도 원하는 상황을 자유자재로 제작, 변경할 수 있어서 영화, 뉴스, 드라마, 광고 등 다양한 방면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로토스코핑(Rotoscoping)
움직이는 실제 대상을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한 후 그 필름에 찍힌 대상들의 모양을 베껴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방식을 말합니다.
1914년 맥스 플라이셔(Max Fleisher)가 배우를 촬영한 필름을 작은 스크린에 투사하여 각 영상별로 배우의 자세를 그대로 그려, 쉽게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로토스코프(Rotoscope)'라는 기기를 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웃 오브 디 잉크웰(Out of the inkwell)> (1918~1929)이라는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이 기기를 사용하면서 '로토스코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모션을 베끼는 수준을 벗어나, 물체 발광 등의 VFX 삽입 기술이나 전경에 등장하는 물체를 배경으로부터 분리해 내기 위한 기술 등 다양하게 추가되는 영상 처리를 총괄해서 '로토스코핑'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이 기술이 수작업으로 이뤄졌지만,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화로 바뀜에 따라 시간과 비용이 급격하게 감소되었습니다.
로토스코핑은 아날로그적인 셀 애니메이션에서 비롯된 기술을 디지털테크놀로지를 통해 활용한다는 점에서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트 페인팅(Matte Painting)
영화의 배경을 실사가 아니라 그림으로 그려서 합성하는 기술입니다. CG 사용 전과 후를 기준으로 글라스 매트 페인팅과 디지털 매트 페인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글라스 매트 페인팅은 실제 촬영이 어려운 화면의 일부분을 투명한 유리에 그림으로 그린 다음 이것을 카메라 렌즈 앞에 놓고 촬영함으로써 각각의 분리된 화면을 합성하거나, 실제 촬영 장면이 들어갈 부분에 검은색을 칠하고 나중에 옵티컬 작업으로 합성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CG의 발달로 실사 촬영을 실행한 후 이에 맞게 그림을 그린 다음, 컴퓨터로 합성하거나 아예 컴퓨터로 그리는 디지털 매트 페인팅을 사용합니다.
실사로 촬영되어 나중에 매트 페인팅과 합성될 부분을 다른 말로 플레이트라고도 합니다.
매트 페인팅과 합성될 플레이트는 촬영 전 치밀한 계획하에 진행됩니다. 즉, 최종 재현될 장면에서 매트 페인팅된 부분을 침범하지 않는 연기의 동선을 필요로 합니다. 주로 원경과 근경의 합성, 촬영이 불가능한 공간에서 움직이는 인물을 담아내야 하는 경우, 웅장한 장면이나 미니어처로는 재현하기 힘들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장면인 경우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매트 페인팅은 인간의 시지각 작용의 패턴을 미리 예측하는 기술적인 눈속임이 필요합니다.
관객이 눈속임을 알아차리면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 매트 페인팅 기술은 10초 이상을 넘지 않게 편집합니다.
그리고 실사 장면과 매트 페인팅 장면을 성공적으로 합성하기 위해서는 매트의 경계선에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 장면과 매트가 겹치는 부분에서는 날카로운 선을 피하고 비교적 완만하고 거친 질감의 대상을 선택합니다.
또한 실제 연기가 침범하지 않는 동선을 감안해서 여유있게 설정합니다.
매트 페인팅 기법은 디지털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기존에 직접 손으로 그렸던 작업을 컴퓨터가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매치 무빙(Match moving)
관객으로 하여금 보다 현실감 있는 영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요소 중 많이 활용되는 기술로 매치 무빙을 들 수 있습니다.
매치 무빙은 서로 각기 제작된 영상을 하나의 통일된 시점으로 일치시키는 기술입니다.
일반적으로 매치 무빙을 활용한 VFX 제작은 실사 촬영을 통해 얻어진 영상의 움직임과 흔들림 등에 맞추어 새로운 CG 요소를 추가하여 합성하는 과정입니다.
실사와 CG가 공존하는 듯한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같은 카메라 특성과 움직인 경로에 의해 촬영과 렌더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 카메라 트래킹 기술 등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기술은 별도의 마커나 센서를 이용하여 카메라 정보를 자동으로 트래킹 할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비디오 이미지만을 이용하여 카메라 정보를 자동으로 트래킹 할 수 있습니다.
사실감 있는 화면 합성을 위해서는 촬영에 사용한 카메라의 정확한 자세와 위치정보가 필요합니다.
이런 작업을 위해 촬영 시 모션 컨트롤 카메라 장비(Motion Control Camera, MCC)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카메라의 내부적인 상태와 이동, 회전 값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MCC는 크레인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카메라의 초점거리와 이동, 회전 값을 기록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그러나 MCC장비가 고가이고, 기계적인 오차를 피할 수 없으므로 요즘에는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카메라 자동 보정기술이 많이 활용되는 추세입니다.
매치 무빙을 위한 자동 보정 기술에는 2D와 3D 트래킹 기술이 있습니다.
2D 트래킹 방식은 특정 지점의 위치를 추적하여 트랙데이터를 생성시키고 그 데이터에 새로운 영상을 합성시키는 방식입니다.
3D 트래킹 방식은 2D 촬영 영상에서 카메라의 움직임을 3차원 데이터로 얻어 촬영 영상에 CG 오브젝트나 영상을 합성할 때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x축과 y축뿐만 아니라 줌 아웃과 롤 같은 입체적인 카메라의 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액터와 복제
디지털 액터(Digital actor)는 3차원 컴퓨터그래픽스(CG) 기술로 만든 가상의 배우입니다.
실제 배우 수준의 외형과 동작을 가진 배우로 얼굴표정, 피부, 머리카락 표현 등의 섬세함은 물론 동작이 자연스러워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CG 기술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액터 기술로 인물을 제작할 경우 외모는 물론 표정 캡처, 근육을 이용한 사실적인 신체 표현, 피부 렌더링, 모션 데이터 처리 및 동작 생성 등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특정 배역을 연기하기 위한 성별, 나이, 외모 등에 제약이 없으며, 감독이 배우의 역량에 관계없이 원하는 수준의 연기력과 캐릭터를 연출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G 캐릭터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이미지 XSI, 마야, 맥스 같은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또한 CG 캐릭터는 미래 방송, 영화 등 영상물 시장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디지털 영상 합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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